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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안경

지나 포우머
11/30/21 | 6 min 분량의 읽을거리
너무도 선하고 순수해서 천사 같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 그런 사람들의 친절과 헌신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이 나타나는 것을 볼 때만큼 하늘이 가까이 있는 듯이 보일 때가 없습니다.

내 책상 위에는 안경이 놓여 있는데 나는 그 안경을 보면서 감사해야 함을 기억한다. 나는 그 안경을 감사 안경이라 부른다. 그 안경을 써야 할 필요는 없다. 안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떤 상황에서든 삶을 감사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게 된다.

최근에 나의 가족은 매우 힘든 시기를 겪었고, 나는 감사 안경의 렌즈를 통해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놀라운 축복과 친절하신 자비를 볼 수 있었다.

이 모든 일은 코로나가 우리 가족 모두에게 들이닥치며 시작되었다. 나와 남편, 시어머니, 시아버지, 장애가 있는 시동생 모두가 코로나에 걸렸다. 우리는 이 소식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지 않았다. 사람들이 걱정하지 않기를 바랐고, 어떠한 도움도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이 괴로움을 우리 스스로 감당해낼 만큼 우리는 강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상했던 것보다 더 힘들어질 거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고, 주님께서 이를 감당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우리 삶에 보내시리라는 것도 알지 못했다. 우리는 자만심을 버리고 우리에게로 쏟아져 올 그리스도와 같은 사랑과 친절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했다.

그 일은 수박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내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친구 조이가 알게 된 것이다. 조이는 내게 연락하여 자신이 무엇을 도울 수 있을지 물었다. 조이는 저녁 식사를 가져다준다거나, 시장을 보거나, 자신이 할 수 있는 무엇이든 도와주겠다고 했다. 나는 감동받았지만, 내 자만심이 이를 가로막았다. 그녀에게 고맙다는 답장을 보내며 우리는 괜찮고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이는 정말로 돕고 싶어 했고 적어도 우리 집 현관에 수박을 갖다 놓아도 되냐고 물었다.

나는 수박을 좋아하던 터라 그렇게 해도 좋다고 말했다. 흥미롭게도 당시 나는 바이러스 때문에 미각을 잃었었다. 수박이 얼마나 달콤한 지 그 맛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수박의 식감은 부드러웠고 다정한 친구가 보내온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선물처럼 느껴졌다.

몇 주가 지난 후, 조이가 또 다른 수박을 들고 다시 현관에 나타났다. 이번에는 바이러스에 걸려 아픈 나를 위해 수박을 가져온 것이 아니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위중한 상태로 병원에 있는 내게 위안의 선물로 수박을 가져다주었다. 그 무렵, 시아버지 파피토를 제외한 우리 가족은 모두 완치되었다.

시아버지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전에 이미 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셨고, 남편이 시아버지를 응급실로 모셔갔을 때 양측성 폐렴이란 진단을 받으셨다. 시아버지는 일주일 반 동안 병원에 계시다가 재활 병원으로 옮겨지셨고, 그곳에서 일주일 반을 사시다 평화롭게 세상을 떠나셨다.

시아버지께서 병원에 계실 때에도, 세상을 떠나신 후에도, 우리 가족은 나이를 불문하고 사람들로부터 쏟아지는 사랑과 성역을 받았다.

말로는 내가 느끼는 감사의 깊이를 충분히 표현할 길이 없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구 중 하나는 앨마서 26장 16이다. 이 구절은 다음과 같다. “누가 주 안에서 지나치게 영광스러워할 수 있느냐? 참으로 누가 그의 크신 권능과 그의 자비와 사람의 자녀들을 향한 그의 오래 참으심을 지나치게 말할 수 있느냐? 나는 내가 느끼는 바의 지극히 적은 부분도 말할 수 없노라.”

지난 몇 주 동안 우리 가족과 내가 느꼈던 깊은 사랑과 감사를 조금이라도 표현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을 받아주길 바란다.

우리 집에 맛있는 음식을 가져다준 친절한 와드 회원들에게 감사하다. 이 친절한 회원분들은 나보다 훨씬 요리 솜씨가 뛰어났고, 덕분에 만들어주신 모든 음식을 한 입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감사함을 느꼈다. 그분들의 수고로 나는 매일 밤 저녁으로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걱정하는 대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애통해하며 장례 준비를 할 수 있었다.

한 자매님은 저녁 음식과 함께 맛있는 복숭아 코블러를 곁들여주셨는데, 우리 가족은 대부분을 먹고 다음 날을 위해 얼마를 남겨두었다. 그날 밤 나는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새벽 2시에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잠에서 깨어나 조리대에 앉아 코블러를 몇 입 베어 먹었다. 그 달콤했던 간식은 내게 위안이 되었고, 나는 자매님께 “위안을 주는 코블러”를 보내 주신 것에 감사를 드렸다.

우리는 집으로 배달된 아름다운 꽃꽂이와 가슴 훈훈한 메시지가 담긴 메모에 감사했다. 특별히 친구의 6살짜리 딸 엘시가 소중한 메시지가 담긴 쪽지를 보내왔다. 엘시가 적은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사랑하는 미구엘 아저씨와 지나 아주머니, 저는 두 분을 정말 사랑하고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아빠가 돌아가셔서 정말 슬퍼요. 두 분께 너무나 힘든 일일 거예요. 저도 제 증조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힘들었거든요. 하늘에서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아빠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될 것을 알아요. 또 그분이 언제나 두 분 마음속에 있으시다는 것도 알아요.”

어린 친구가 전한 이 다정한 말에 내 마음이 녹았다. 엘시는 필요할 때 언제든 전화해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나는 그 말을 믿었다. 나는 작고 귀여운 엘시가 언제나 우리의 전화를 받아주리라는 것을 안다.

시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시던 날, 병원에는 친절하고 다정한 간호사들과 호흡기 전문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남편과 나의 곁에 있어주었다. 우리는 삶에서 매우 힘들었던 그날에 그들이 보여준 사랑과 친절과 연민에 깊이 감사했다.

홀런드 장로님께서는 우리가 이때 느꼈던 그와 같은 사랑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참으로 너무도 선하고 순수해서 천사 같다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 그런 사람들의 친절과 봉사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이 나타나는 것을 볼 때만큼 하늘이 가까이 있는 듯이 보일 때가 없습니다.”(“천사의 성역”, 『리아호나』, 2008년 11월호)

이제 난 감사 안경을 볼 때면, 우리가 가장 도움이 필요할 때에 우리를 위해 봉사했던 많은 친절한 사람들이 생각난다. 나는 친절한 그들의 봉사에서 영감을 받아 매일 다른 사람에게 봉사할 작고 단순한 방법들을 찾는다.


지나 포우머
지나 포우머는 고등학교 시절 연인과 결혼하여 27년을 살아왔으며, 슬하에 사랑하는 두 명의 장성한 아들이 있다. 그녀는 아들들을 사랑하지만 때로는 숨 막히는 잔소리를 하기도 한다! 지나는 글쓰기를 좋아하며, 사람들을 웃게 하는 것과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기 위해 사람들을 모아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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