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건성으로 복음 생활을 하고 있는가?
2020년 11월호


온라인 전용

건성으로 복음 생활을 하고 있는가?

교회에서 맡은 일에 대해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

‘내가 꼭 해야 되나?’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여러 번 있다. 나는 이런 사소해 보이는 생각이 내 태도의 중요한 지표가 된다는 것을 배웠다. 물론 우리는 모두 사람들을 돕고 성역을 베풀 수 있으며, 교회 부름을 받아들이고 수행할 수 있고, 교회 모임에 참석할 수 있다. 건성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삶에 변화를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여러분을 쓰실 수 있는 하나님의 능력을 제한하지는 않는가? 여러분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능력을 제한하는 것은 아닌가? 내 경우에는 그런 것 같다.

그 생각을 하다 보면 레이맨과 레뮤엘이 생각난다. 그들은 예루살렘을 떠났고, 놋쇠판을 가지러 다시 돌아갔으며, 배를 짓는 것을 도왔고, 순종적인 일들을 여러 번 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 모든 일을 마지못해서, 건성으로 했다. 그래서 그들은 그런 경험을 했으면서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지 못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처한 모든 상황에서 항상 투덜댔으며 태도도 엉망진창이었다. 그런 깨달음이 생긴 후로, 나는 정말이지 레이맨이나 레뮤엘처럼은 되고 싶지가 않다.

시간을 내어 자신의 행동 이면에 숨은 이유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 여러분은 누군가를 도울 때 여러분이 받을 축복에만 신경 쓰는가? 아니면 진심으로 빛과 사랑을 나누고 싶어서 도움을 주는가? 여러분은 부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일을 할 때, 그것이 여러분에게 요구되는 일이라서 하는가? 아니면 주님과 주변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싶어서 하는가?

나는 이러한 질문들을 가끔씩 스스로에게 해 보려 노력한다. 나는 진정한 의도를 지닌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가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는가? 온전히 마음을 다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가? 감리 감독인 제럴드 코세 감독님이 여기에 딱 들어맞는 말씀을 해 주셨다. “우리는 복음 안에서 활동적입니까, 아니면 교회에서 바쁠 뿐입니까?”(“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리아호나, 2018년 5월호, 112쪽)

활동적인가, 그냥 바쁠 뿐인가?

내 경우를 말하자면, 교회에서 단지 바쁘게만 지낼 때 내 마음속에 무관심이 슬쩍 발을 들이게 된다. 이런 무관심은 덜 열정적인 태도, 또는 일정 중 덜 중요한 일이 정말 중요한 일들을 방해하도록 그냥 두는 것에서도 나온다. 그런 무관심은 성찬식에 앉아 있으면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때, 자기 전에 기도를 하면서 머리로는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할 때, 깊이 생각하며 읽지 않고 경전을 빨리 훑을 때, 누군가와 진심으로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단지 친구가 되려는 노력을 해 봤다고 말하기 위해 그 사람에게 다가갈 때 슬그머니 다가온다.

가끔 나는 인생에서 아무 발전도 없을 때 좌절감까지 느끼는데, 그렇게 되는 때는 사실 내가 복음 안에서 그냥 무관심하고 ‘바쁘기만’ 할 때이다. 그리고 그런 감정은 무엇이 문제인지 깨달을 때까지 계속된다. 가끔은 앉아서 다시 정신을 차리고 나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지금 이 부름이나 이 사람, 혹은 이 기도나 이 경전에 내 모든 주의와 마음을 다 쏟고 있는가?”

그러한 깨달음을 얻은 후, 바로 그때 내 삶에 진정한 변화가 일어난다. 사람들을 하나님 아버지의 관점으로 볼 수 있도록 진정으로 기도할 때, 성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위해 기도할 때, 나의 부름, 나의 일, 나의 일상에 관한 인도를 받으려 기도할 때, 그리고 가장 중요한, 주님이 주시는 속삭임에 따라 행동할 때, 내 행동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내 내면의 소망대로일 때. 내가 복음 안에서 활동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시기는 바로 그런 때이다. 그럴 때, 나는 내 태도와 마음, 그리고 영혼의 진정한 변화를 느낀다. 그럴 때, 나는 기적적인 일을 경험한다. 그럴 때, 나는 진정한 행복이 내 인생에 들어오는 것을 느낀다. 그럴 때, 나는 좀 더 나아지기 위해 변화하려고 진정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행동이냐, 감정이냐

인생을 되돌아보면, 우리 모두에게는 행동은 고결했지만 그 이면의 감정은 그렇지 않았던 몇몇 순간이 있을 것이다. 가끔은 삶이 아주 바빠지고, 가끔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항상 완벽하게 행복한 것도 아니며, 가끔은 일들이 원하는 방법대로 해결되지 않기도 한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맡은 일 중 지루하거나, 시간 소모가 큰 일들에도 온 마음을 쏟을 수 있도록 하나님 아버지께 도움을 간구한다면, 우리는 그것들을 좀 더 그리스도와 같은 방법으로 해낼 수 있다.

마지못해 봉사 활동을 하겠다고 했다가 활동 후에는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변했던 경험들이 생각난다. 또, 부름에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긴다고 불평하다가 결국은 그 부름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어 해임될 때 주체할 수 없이 울었던 기억도 있다.

우리의 마음이 올바른 자리에 있을 때, 우리는 가장 효율적으로 빛을 나눌 수 있고, 책임을 수행할 수 있으며, 기도에 대한 응답을 받을 수 있다. 시간을 내어 자기 행동 이면의 태도와 의도를 분석하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진정한 의도[와] 진실한 마음으로”(모로나이서 10:4) 한다면, 우리는 하나님 아버지의 인도를 더 잘 깨닫고 더 큰 기쁨을 찾으며 우리의 인생과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서 훨씬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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