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에 구주의 사랑을 나누다
나는 2016년 교회의 성탄절 캠페인인 “세상을 비추라”에 참여하게 되어 무척 들떠 있었다. 그리고 일일 과제 완수를 벼르던 차에, “예수님은 병든 사람을 치유하셨다. 여러분도 그렇게 할 수 있다.”라는 5일째 주제는 특히 기대되는 과제였다.
5일째 되던 날, 나는 근무를 마치고 조부모님께 들를 생각으로 어둠이 내린 도심의 거리를 걷고 있었다. 기분이 무척 좋았다. 성탄절이 다가오고 있었고 세상은 아름다웠다.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자선 단체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런데 전차 정류장이 가까워질 무렵, 한 노숙자 여인이 종을 치던 자선 단체 직원에게 내지르는 고함에 종소리가 묻히고 말았다.
“당신들은 가짜야!” 여인은 소리쳤다. “춥고 배고픈 건 난데 그 돈은 당신들이 다 가지고 가잖아! 당신들은 가짜야!”
대부분 사람들은 그 여인에게 신경 쓰지 않았고 그 직원은 계속 종을 울렸다. 헤드폰을 낀 내 귀에까지 들릴 정도로 요란한 고함이었다. “당신들은 가짜야! 난 배도 고프고 춥단 말이야.”
주머니에 20달러가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여인에게 그 돈을 줄까 잠시 고민했다. “안돼, 이왕 줄 거면 더 좋은 사람에게 주어야 해.” 그 순간, 영은 그날 내가 완수하려고 했던 과제가 무엇이었고 내가 누구를 닮으려고 했었는지를 되새겨 주었다. 예수님은 만왕의 왕이셨으나 가장 낮은 자들을 섬기셨다. 내가 해야 할 일이 분명해졌다.
나는 여인에게 다가갔다. 여인은 이제 잠잠해진 상태였지만, 눈을 감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주머니에서 20달러짜리 지폐를 꺼내 여인에게 쥐여 주었다.
“오늘 많이 힘드셨군요?” 나는 물었다.
여인은 나를 쳐다보더니 대답했다. “네.”
“안됐네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 여인을 안아 주었다. 전차가 올 때까지 여인은 내 어깨에 기대어 울었다.
그러고는 작별인사를 하며 그 여인이 말했다. “고마워요. 돈 때문만은 아니에요. 안아 주어서 고마워요. 그런 포옹이 정말 필요했어요.”
길거리에서 낯선 사람을 안아 주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지만, 분명 예수님이라면 그렇게 하셨을 것이다. 당신의 방법으로 봉사할 기회를 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예수님은 아프고 가난하고 궁핍한 자들을 도우셨다. 나도 그렇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