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언 혼자서”, 『친구들』, 2023년 3월호, 40~41쪽.
릴리언 혼자서
릴리언은 청녀 반의 유일한 반원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
오늘은 릴리언이 초등회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었어요. 릴리언은 초등회 어린이들이 그리울 거예요. 초등회에는 릴리언보다 어린 여자아이 둘과 남동생 마이클이 있었어요.
초등회 선생님이 릴리언에게 물으셨어요. “청녀 반에 들어가는 기분이 어떠니?”
“빨리 반에서 언니들을 만나보고 싶어요!” 릴리언이 대답했어요.
“그렇게 설레 하는 걸 보니 선생님도 마음이 좋은걸.”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청녀 반에는 또 누가 있니?”
릴리언은 같은 와드 언니들을 떠올렸어요. 서머 언니와 코바 언니는 이번에 고등학교를 졸업했어요. 그리고 멜비나 언니네 가족은 이사를 갔어요. 잠깐만요. 그러고 보니, 청녀 반에는 릴리언뿐이었어요.
릴리언의 청녀 반 수업은 어떻게 될까요? 선생님과 릴리언 단 둘이서만 하게 되는 걸까요? 그러면 참 어색하고 쓸쓸할 것 같아요. 그 생각을 하니 릴리언은 불안해졌어요. 릴리언은 얼굴을 찌푸렸어요. 청녀 반의 유일한 반원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
오후 내내 릴리언은 청녀 반에 혼자 있는 장면을 머릿속으로 그려 보았어요. 저녁 식사 시간에 릴리언은 음식을 슬쩍슬쩍 건드리기만 할 뿐 먹지 않았어요. 가족 경전 공부 시간에도 읽을 차례가 되었는데 그냥 웅얼거리기만 했죠.
그러자 엄마는 경전을 내려놓고 물으셨어요. “무슨 일 있니?”
릴리언은 한숨을 내쉬었어요. “청녀 반에 저 혼자서만 들어가야 해요!”
엄마는 릴리언의 옆으로 다가와 앉으셨어요. 그리고는 릴리언을 꼭 안아 주셨어요. “그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겠구나. 우리가 어떻게 도와주면 좋겠니?” 엄마가 말씀하셨어요.
릴리언은 잠시 고민해 보았어요. “와드에 다른 여자애가 이사오도록 기도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아빠가 축복해 주시면 좋겠어요.”
아빠는 싱긋 웃으셨어요. “좋은 생각이구나.”
가족들은 함께 무릎을 꿇고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릴리언이 먼저 기도를 드렸어요. “하나님 아버지, 청녀 반에 들어가게 되어 기뻐요. 저는 혼자 있고 싶지 않지만, 아버지의 뜻이 그렇다면 따를게요. 기분이 나아지려먼 무엇을 해야 할지 부디 알려 주세요. 그리고 혹시 제 또래 소녀가 있는 가족을 저희 와드로 이끌어 주신다면 그것도 참 좋겠어요.”
기도가 끝나자 아빠가 릴리언의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을 주셨어요. “청녀 반에 들어가는 그대의 마음이 평안하기를 축복합니다. 그대가 도움을 간구했으니 그대는 하나님 아버지의 축복을 받을 것입니다.”
릴리언은 정말로 마음이 평안해졌어요. 아직도 어떻게 해야 청녀 반에 올라가는 일이 더 수월해질지는 알지 못했지만, 하나님 아버지께서 도와주실 거라고 확신했어요.
일요일이 되어도 릴리언의 초조함은 남아 있었어요. 하지만 아빠가 축복을 주셨을 때 느꼈던 마음의 평안이 떠올랐어요. 릴리언은 다 괜찮을 거라고 굳게 믿었어요.
성찬식 모임 시간에 감독님께서 반스 자매님이 청녀 회장을 맡게 되었다고 발표하셨어요. 반스 자매님은 자신의 이름이 불려지자 자리에서 일어나셨어요. 릴리언은 반스 자매님을 잘 몰랐지만 얼굴을 보니 어딘가 친근한 느낌이 들었어요.
릴리언의 엄마도 릴리언의 나이 때 만난 청녀 지도자가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되었다고 하셨죠. 그럼 릴리언과 반스 자매님도 그런 친구 사이가 될 수도 있을 거예요! 그건 릴리언의 기도에 대한 첫 번째 응답이었어요.
성찬식이 끝난 후, 릴리언은 새 교실을 찾아갔어요. 복도에 릴리언보다 언니인 거 같은 한 소녀가 서 있었어요.
릴리언이 인사를 건넸어요. “안녕하세요? 오늘 방문 오신 거예요?”
소녀는 고개를 저었어요. “아니야. 우리 가족은 얼마 전 여기로 이사를 왔어.”
릴리언은 방긋 웃음을 지었어요. “우리 와드에 온 걸 환영해요. 저도 청녀 반은 오늘이 처음이에요.” 릴리언과 그 소녀는 교실에 함께 앉았어요. “내 이름은 릴리언이에요.”
“말도 안 돼!” 소녀가 말했어요. “내 이름도 릴리언이야!”
릴리언은 웃음을 터뜨렸어요. 하나님 아버지께서 릴리언의 기도에 두 번째 응답을 주신 거예요! 아마도 청녀 반 생활이 그렇게 외롭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이 이야기는 호주에서 있었던 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