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가족 역사의 감미로운 선율
2019년 9월호


가족 역사의 감미로운 선율

덜시머

삽화: 캐롤린 비버트

나는 미국 켄터키주에 사는 딸네집에 갔다가 마운틴 덜시머라는 애팔래치아 지방의 옛 악기를 알게 되었다. 당시 나는 손주 몇 명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마침 덜시머는 단순한 멜로디를 배워 쉽게 연주할 수 있는 악기였다. 휴대와 보관이 쉬운 이 현악기가 있다면 가족들과 모닥불 주변이나 집에 둘러앉아 함께 음악을 즐길 수가 있다.

어느 날 오후, 나는 딸과 함께 덜시머 제작자를 찾기 위해 수소문을 해 보았다. 그러다 시골길 옆 작은 오두막에 사는 한 노인을 찾게 되었는데, 그 노인은 마운틴 덜시머 제작자인 데다 내 마음에 꼭 드는 덜시머도 갖고 계셨다.

나는 그 후로 몇 년에 걸쳐 덜시머 연주법을 배웠고, 손주 여럿에게도 그걸 가르쳐 주었다. 손주들 모두에게 덜시머를 하나씩 주는 것이 나의 바람이었지만, 덜시머 17개를 사려면 돈이 많이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덜시머 제작법을 직접 배우기로 결정했다.

제작법을 배우기 전에 먼저 나는 이 미국 고유 악기의 역사를 조사해 보았다. 그러던 중 덜시머와 유사한 샤이트홀트라는 악기를 알게 되었는데, 그것은 아마도 1700년대에 독일인 또는 스칸디나비아인 이민자들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스코틀랜드계 아일랜드인 이민자들도 샤이트홀트를 연주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샤이트홀트를 개량하기 시작했고, 그것은 후에 마운틴 덜시머가 되었다. 나는 또한 덜시머라는 이름이 “감미로운 선율”을 뜻하는 라틴어 dolce melos[돌체 멜로스]에 어원을 두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한참 후에 가족 역사 이야기를 조사하던 중 주로 독일계였던 내 어머니의 조상과 스코틀랜드계 아일랜드인이었던 아버지의 조상 중 일부가 마운틴 덜시머를 연주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내가 얼마나 놀랐을지 상상이 되는가? 수 세대가 흐른 후에 내가 그 악기를 알게 되고 손주들에게 연주법을 가르치고 있었다니 정말 놀라웠다. 나와 나의 조상과 후손을 잇는 이 얼마나 멋진 음악적 연결 고리인가! 조상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마운틴 덜시머의 감미로운 선율을 통해 그들과 연결되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준 가족 역사 사업에 감사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