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이 사라지는 대신
“그분은 내 기도 들으시고 응답하셔요”(『Children’s Songbook』, 14)
조의 여동생인 새라이아는 몸이 아팠어요. 기침이 나거나 배가 아프거나 하는 그런 병이 아니었죠. 엄마와 아빠는 새라이아가 당뇨병인 것 같다고 하셨어요.
조는 당뇨병이 뭔지 몰랐지만, 왠지 이름부터 뭔가 무시무시한 병처럼 느껴졌어요. 그러자 엄마와 아빠께서 당뇨병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셨어요. 당뇨병은 먹은 음식에서 나오는 당분을 몸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병이라고 말이에요. 새라이아는 당뇨병에 걸린 게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병원에 며칠간 입원해야 했어요.
새라이아는 가끔 조를 짜증나게 할 때가 있었어요. 조의 친구들과 놀려고 했고, 조의 비디오 게임 컨트롤러를 잃어버린 적도 있었거든요. 그래도 조는 새라이아를 아주 많이 사랑했어요. ‘새라이아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런 생각을 하자 조는 눈물이 났어요.
새라이아가 병원에 갈 채비를 할 때, 다른 여동생들도 옆에서 새라이아를 도와주었어요. 메리는 새라이아의 가방을 가지고 나왔고, 한나는 짐에 잠옷을 챙겨 넣도록 도와주었죠. 릴리는 보송보송한 담요를 짐꾸러미에 넣어 주었어요. 조도 돕고 싶었지만 무얼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어요.
새라이아는 곧 짐을 다 꾸렸어요.
“가기 전에 기도를 하자꾸나.” 아빠가 말씀하셨어요. “조, 네가 기도해 주겠니?”
조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 새라이아가 당뇨병이 아니도록 축복해 주세요. 새라이아가 괜찮을 수 있게 축복해 주세요.” 기도를 하자 조는 기분이 조금 나아졌어요.
가족들이 포옹하려고 모였을 때, 조에게 한 가지 떠오른 생각이 있었어요.
“잠깐만요!” 조는 자기 방으로 가서 생일 선물로 받았던 휴대용 음악 플레이어를 들고 나왔어요. 조는 새라이아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들이 플레이어에 들어 있는지 확인했어요.
“이거 받아.” 조는 플레이어를 새라이아에게 건네며 말했어요. “병원에 갈 때 이것도 가져가.” 새라이아는 빙그레 웃으며 플레이어를 손에 꼭 쥐고 차로 걸어갔어요.
다음 날, 엄마는 조와 누나들을 데리고 새라이아를 보러 병원에 가셨어요. 병원 복도를 걸어가는데, 조는 마음이 조마조마했어요. “제발 새라이아가 당뇨병이 아니게 해 주세요.” 조는 이 기도를 거의 백 번도 넘게 한 것 같았어요.
가족들이 병실에 도착했을 때, 새라이아는 팔에 링거를 꽂은 채 침대에 앉아 있었어요. 새라이아는 모두가 온 것을 보고 방긋 웃었어요.
“검사 결과가 나왔단다.” 아빠가 말씀하셨어요. “의사 선생님 말씀이 새라이아는 제1형 당뇨병이래. 이제 우린 함께 먹는 음식을 조금 바꾸고, 새라이아가 약을 잘 먹도록 도와주어야 해. 그럼 새라이아는 괜찮을 거야.”
조는 울컥 화가 났어요. 조는 복도로 나와 문 옆에 웅크리고 앉아 두 팔 사이로 얼굴을 묻었어요.
“왜 그러니, 조?” 엄마가 조의 곁에 앉으며 물으셨어요.
“새라이아가 당뇨병이 아니게 해 달라고 기도했단 말이에요. 왜 하나님 아버지는 제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은 걸까요?”
엄마는 조를 감싸 안으셨어요.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언제나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셔. 다만 언제나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응답하시는 것은 아니야. 때로는 힘든 일을 없애 주시는 것 대신에 우리에게 평안을 주시고 우리가 강해지도록 도와주시는 방식으로 응답하시지. 엄마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새라이아를 도우시리라는 것을 알아.”
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하지만 조는 자신의 마음이 평안하지도, 강한 것 같지도 않았어요. 그래도, 가족 기도를 했을 때 좋은 느낌을 받았던 일을 기억하고 있었어요.
조는 엄마와 함께 다시 병실로 들어갔어요. 새라이아와 누나들은 집에서처럼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어요. 새라이아를 포함한 모두가 행복해 보였어요.
그때 조는 무언가를 깨달았어요. 새라이아의 목엔 이어폰이 걸려 있었고, 무릎에는 조의 음악 플레이어가 놓여 있었어요.
“새라이아는 네가 골라 준 음악을 계속 듣고 있어.” 엄마가 말씀하셨어요. “새라이아가 안정감을 느끼는 데 그게 정말 도움이 되었지.”
조는 가슴속이 따스해지는 걸 느꼈어요. 조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이미 가족들을 도와주고 계시다는 걸 알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