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하심을 본 날”, 『청소년의 힘을 위하여』, 2021년 4월호, 20쪽.
하나님의 선하심을 본 날
시험지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는 내가 어떻게 시험을 마칠 수 있었을까?
고등학교 지리 시험을 보던 날이었다. 나는 모양만 보고 전 세계의 각 대륙과 국가 이름을 맞혀야 했다. 꽤 어려운 시험일 것 같지 않나? 진짜 그랬다. 특히, 나는 앞을 거의 보지 못하니까 더더욱 어려웠다.
나는 터널시야라고 불리는 장애가 있다.[터널속에서 터널 입구를 보는 듯 시야가 제한되는 시각장애-옮긴이] 그래서 그나마 보이는 한쪽 눈도 한 번에 종이의 작은 부분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전체 그림을 동시에 봐야 하는 시험을 치르기엔 영 이상적인 조건이 아니었다.
시간이 얼마 가지도 않았지만, 다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가 유럽이고 남아메리카인지, 어디가 아프리카인지 호주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극심한 절망감에 울음이 터졌다. 눈물 때문에 이미 뒤죽박죽인 시험지 위의 그림들이 더 흐릿해 보였다. 다행히 아빠가 하교 시간에 나를 데리러 오셔서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선생님은 내가 집에서 시험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시간을 더 주셨다. 그날 저녁, 저녁 식사 후 가족들이 거실에서 동영상을 보는 동안 나는 다시 시험 칠 준비를 하고 식탁에 앉았다.
지도를 채우기 시작하려는 그때, 동영상 속의 어떤 장면이 내 주의를 끌었다. 화면 속에서는 한 맹인이 자신의 눈이 뜨이게 해 달라고 구주께 간청하고 있었다. 그건 그 순간 내가 가장 원하던 것이기도 했다.
문득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나는 시력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구주께서 그 남자를 고치시는 이야기를 들으며 기쁨을 느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를 신경 쓰고 계시고 내가 시험을 끝내도록 도와주실 것임을 알았다.
난 무릎을 꿇고 당신의 아들을 선물로 주신 것에 대해 하나님 아버지께 진심으로 감사드렸다. 그런 다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시험을 칠 준비를 하고 연필을 집어 들었다.
글쓴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