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성도의 소리
쏘면 안 돼!
익명
밥과 나는 경찰차 안에서 길 저편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우리는 무전 경보로 고지된 차량을 포착하고 두 시간 전부터 잠복 중이었다.
경보는 다음과 같았다. “총기 강도 사건 발생. 무장한 남자 둘. 조금 전 주황색 차량에 탑승한 모습 확인. 목격자에 따르면 둘은 매우 난폭하며 총기 사용 가능성 큼.”
최근 이 지역에는 연쇄 무장 강도 사건이 일어나고 있었으나 갖은 노력에도 아랑곳없이 강도들은 매번 수사망을 피해 달아난 터였다. 이런 생각도 잠시, 어두운 거리의 인가에서 빠져나온 두 사람이 황급히 주황색 차량에 올라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이제 우리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무전을 보냈다. “지원 바람. 용의자들 우리 쪽에서 북쪽으로 이동 중.”
사복 차림의 지원 형사 두 명이 일반 차량으로 밥과 내가 쫓는 차량을 앞서 갔다. 우리까지 세 대의 차량이 다리에 들어서자, 다리 위에서 지원 차량이 급정거하며 주황색 차량 앞을 가로막았고, 우리는 차량의 뒤편을 막아서서 용의자들을 포위했다. 순간 차는 멈춰 섰으나 두 용의자는 몸을 숙여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두 손 머리에 올리고 밖으로 나와!” 나는 차에서 내려 소리쳤다. 답이 없었다.
총을 쏠 수 있도록 만발의 준비를 하고 다시 외쳤다. “두 손 머리에 올리고 밖으로 나와! 당장!”
불현듯 운전석의 용의자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나를 향했다. 손에는 니켈로 도금된 물체가 번뜩였다.
훈련받은 대로라면, 그리고 상식대로라면 나는 살기 위해 방아쇠를 당겨야 했다. 그러나 순간의 긴장 너머로 한 음성이 들려왔다. 고요하지만 위엄있고 힘 있는 음성이었다. “쏘면 안 돼!”
금방이라도 총에 맞을 것을 알고도 차 안에 있는 사람이 나를 먼저 쏘도록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러는 대신, 운전석의 용의자는 손을 들고 총으로 보이는 물건을 머리 위로 올렸다가 다시 손을 무릎에 내려놓았다.
“꼼짝 마!” 나는 차를 향해 달려가며 외쳤다. “움직이지 마!”
거짓말 같은 순간이 지나가고, 마침내 나는 차 안에 있던 그 난폭한 범죄자들이 사실은 겁에 질린 두 어린 소녀였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총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안전띠의 잠금장치일 뿐이었다.
곧이어 알고 보니, 소녀들은 그 차를 남자 친구들에게 빌려주었다고 했다.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는 전혀 알지 못한 채 말이다.
“자네가 죽는 줄 알았네, 칼!” 나중에 밥이 말했다. “거의 쏠 뻔했지. 나도 내가 왜 쏘지 않고 그대로 있었는지 모르겠어.”
일반 차량에 타고 있던 두 사복 경찰들도 같은 말을 했다. 그렇지만 그 음성을 들은 것은 나뿐이었다. 하늘의 권능만이 그 두 소녀의 목숨을 구하고 네 형사의 비극적인 실수를 막을 수 있었음을 나는 안다. 이 일로 나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의 유익을 위해 도울 수 있으시고 또한 도와주시리라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