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성도의 소리
지붕에서 드린 기도
가을비가 내리던 어느 날, 다락에 올라가 보니 비가 새는 곳이 있었다. 두 쌍의 서까래 사이에 박힌 루핑못 끝으로 똑똑 빗물이 떨어졌다. 몇 해 전에 집을 구석구석 수리해 본 터라 또 다른 곳을 고칠 일이 걱정스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개인적인 문제를 겪고 있던 탓에 자신이 없었다. 겨울이 닥치기 전에 손을 써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지붕을 고칠 마음의 여력이 없었다.
한두 주가 지난 뒤, 나는 작업용 칼과 스크레이퍼, 지붕용 접착제를 채운 코킹 건을 들고 지붕으로 올라갔다. 비가 새는 곳을 찾아서 끈끈한 타르로 덮어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어디서 비가 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막막한 심정이었다. 나는 잠깐 손을 놓고, 새는 곳을 막을 수 있게 정확한 위치를 알려 주시기를 주님께 기도했다. 그리고 주님이 그 지점을 바로 알려 주시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마음속에 떠오르는 말이 있었다. 찾아보라는 것이었다.
원하던 답은 아니었지만, 나는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다 환기구가 눈에 들어왔다. 환기구 옆의 작은 지붕 널판 두 쪽을 떼어 내니 비가 새는 지점으로 보이는 곳이 있었다. 나는 낡고 딱딱해진 타르를 잘라내고 새 타르를 충분히 바른 뒤 지붕널판을 교체했다. 작업을 마무리하는 데는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우울하던 기분이 사라지고 이렇게 문제를 해결한 내가 자랑스러웠다. 다음에 비가 내리는 동안 다락을 살펴보니 새던 곳은 보송보송 말라 있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아니하고 다만 … 간구하기만” 했던 올리버 카우드리가 생각났다.(교리와 성약 9:7) 나도 올리버 카우드리처럼 내 몫은 하지 않고 주님께서 그냥 곧바로 내 기도에 응답해 주시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고는, 내 힘으로 “연구”하고(교리와 성약 9:8), 즉 찾아보았을 때, 얼마나 마음이 고양되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나는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해 주지는 않으심을 배웠다. 그분이 우리를 도와주시고 인도해 주시겠지만, 우리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개인적인 성장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