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블랑카 솔리스—파라과이 아순시온
2018년 12월호


신앙의 초상

블랑카 솔리스

파라과이 아순시온

블랑카는 남편과 친정어머니가 병으로 몸져눕게 되자 직장을 그만두고 온종일 그들을 돌보아야만 했다. 블랑카는 주님께 의지함으로써 자신이 가진 것 이상의 힘을 얻었다.

사진 촬영: 코디 벨

남편이 병으로 쓰러진 일은 우리 가족에게 그 무엇보다도 큰 시련을 안겨 주었다. 그는 4개월을 중환자실에서 보냈다. 극심한 고통의 시간이었다. 병원에서 퇴원할 때도 남편은 혼자서 몸을 추스르지 못했다. 같은 시기에, 친정어머니도 치매로 내내 자리에 누워 계셔야 했다.

나는 공인 간호사로서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있었고, 일을 하며 남편과 어머니를 돌보았다. 두 사람 다 병상에 누워 있게 되자 상황은 참으로 암담했다. 어머니와 남편을 위해 온갖 일을 하느라 수도 없이 밤을 지새야 했다. 마치 아기 둘을 돌보는 것만 같았다. 두 사람을 보살피며 동시에 일도 해야 했기에, 두 개의 직장을 다니는 기분이었다. 두 사람을 제대로 돌보기 어려웠기에 결국 나는 직장을 그만두었다.

이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안정된 생활을 하다 수입이 없어지니 많이 힘들었다. 재정이 염려되기 시작했다. 생활비를 어떻게 충당해야 좋을지 막막했다. 나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일을 하며 가족을 돌볼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주님께 간구했다.

아들과 의논을 하던 중에 엠파나다를 만들어 팔면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엠파나다: 고기, 생선, 채소 등으로 만드는 중남미 파이 요리—옮긴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두려웠지만, 내게는 의지할 곳이 하나 있었다. 나는 그때까지 교회에서 하는 여러 가지 자립 과정에 참석했었다. 마음에 들었던 과정 중의 하나는 “창업 및 사업 확장”이었다. 그 과정에 참석했을 때, 나는 앞으로 있을 일을 감지했다. 내가 도움을 구하자, 그분께서 이 과정을 내게 마련해 주셨다. 나는 주님께 일자리를 주시기를 간구했고, 그분은 내게 기회를 열어 주셨다.

나는 창업을 준비하며 밤늦게까지 일했다. 사업을 제대로 운영하기까지는 1년이 걸렸다. 나는 친구와 이웃들에게 엠파나다를 팔기 시작했고, 이 일에 전력하면 가족을 돌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번듯한 가족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정말 행복했다. 그러나 그 행복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이번에는 내가 아프기 시작했던 것이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유방암 진단을 내렸다. 나는 암을 이겨내기 위해 수술과 항암 치료를 받으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그토록 고대해온 가족 사업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내 치료도 받고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와 남편도 돌보아야 했으므로, 사업을 운영할 만한 체력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남편의 건강은 차차 나아졌고, 어머니는 나중에 돌아가셨다. 이제 나는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나는 주님께 계속 앞으로 나아갈 힘을 주시기를 지치지 않고 기도하고 간구한다. 나는 항상 그분께 기도한다. 우리 가족에게 닥친 일을 겪으면서, 나는 주님께서 그동안 나와 줄곧 함께 걸으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님께서는 내게 다시 일어날 기회를 주신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큰 힘을 주신다.

나는 절대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 거죠?” 하고 묻지 않는다. 그러는 데는 언제나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주님을 신뢰하고 그분께서 내게 주시는 것을 받아들인다. 내가 매우 힘든 시기를 겪는 동안 주님은 나를 지탱해 주셨고, 거기에서 나는 힘을 얻었다.

어머니를 돌보는 블랑카

직장을 그만두고 병든 친정어머니와 남편을 돌본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지만 블랑카는 기꺼이 그렇게 했다. 그녀는 “두 사람에게 정성을 다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우리 엄마도, 남편도 그럴 자격이 있었죠.”

리아호나 잡지를 읽고 있는 블랑카

블랑카는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꾸리는 데 도움이 되는 교회의 몇몇 자립 교육 과정에 참석했다. 블랑카는 그곳에서 배운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낀다. 그녀는 말했다. “주님께 도움을 구했더니 그분께서 이 과정을 제게 보내 주셨어요.”

경전을 읽고 있는 블랑카와 남편

블랑카와 남편인 아니발이 교회에 들어온 지도 23년이 되었다. “침례를 받은 이후부터 저는 제가 올바른 곳에, 그러니까 참된 교회에 있다는 것을 느껴 왔어요.” 블랑카는 말한다.

블랑카와 남편

블랑카는 남편의 건강이 회복되고 있는 것에 감사한다. 또한 돌아가신 친정어머니를 돌볼 기회가 있었던 것에 대해서도 감사한다.

주방을 청소하는 블랑카

블랑카는 혼자 힘으로는 그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했으리라고 말한다. “주님께서 저와 쭉 함께 걸어 주셨어요.” 그녀는 말한다. “주님께서 얼마나 큰 힘을 주시는지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