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우정의 선물
2020년 12월호


용감한 모범

우정의 선물

이 이야기는 제2차 세계 대전 직후 영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우정의 선물

헤르만 뫼스너는 잔뜩 긴장한 채로 예배당에 들어섰어요. 수용소에서 온 헤르만과 친구들은 여전히 “P.O.W”라고 쓰인 단체복을 입고 있었어요.그 글자의 의미가 “전쟁 포로(prisoner of war)”라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죠. 과연 지부 회원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헤르만과 친구들을 적이라고 여길까요?

그곳은 영국 리즈 근처에 있는 예배당이었어요. 하지만 헤르만은 영국 사람이 아닌 독일 사람이었어요. 제2차 세계 대전에서 강제로 싸워야 했던 헤르만은 영국 군인들에게 잡힌 후, 영국에 있는 한 포로수용소로 보내졌어요. 오늘은 헤르만이 정말 오랜만에 교회에 참석하는 날이에요.

헤르만은 의자에 앉으면서 숨을 깊게 들이마셨어요. 조지 캠 지부 회장님이 예배당 앞쪽에 앉아 계신 모습이 보였어요. 캠 회장님은 헤르만의 친구였어요. 미소를 짓는 캠 회장님을 보니 헤르만은 마음이 좀 놓였어요.

몇 개월 전, 캠 회장님은 헤르만이 수용소에 있는 유일한 교회 회원이라는 소식을 듣고 그를 만나러 가셨어요. 처음에 헤르만은 약간 걱정을 했어요. ‘캠 회장님이 나를 미워하시지 않을까?’ 어쨌든 캠 회장님의 조국인 영국과 헤르만의 조국인 독일은 서로 맞서 전쟁을 했으니까요.

하지만 헤르만과 캠 회장님이 만났을 때, 두 사람은 서로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나눴어요. 그런 다음, 두 사람은 함께 기도하고, 함께 노래하고, 복음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어요. 그리고 함께 성찬도 취했어요.

캠 회장님이 떠날 때가 되자 헤르만은 이렇게 말했어요. “사랑합니다, 형제님.” 손을 흔들어 작별 인사를 건네는 캠 회장님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어요.

그 후로 캠 회장님은 토요일마다 헤르만을 만나러 가셨어요. 헤르만은 주중에도 최선을 다해 복음대로 생활했어요. 헤르만은 들판에서 일하는 동안 다른 포로들에게 자신의 간증을 전했어요. 긴 하루 일과가 끝난 후엔 나무 조각을 하면서 동료 포로들이 하는 질문에 대답해 주었어요. 가끔은 함께 기도하기도 했지요.

“이봐, 헤르만.” 어느 날 한 포로가 헤르만에게 물었어요. “토요일에 캠 씨가 오면 나도 같이 만나도 될까?”

헤르만은 조각하고 있던 나무토막에서 시선을 떼고는 함박웃음을 지었어요. “물론이지!”

“나도 그래도 될까?” 다른 포로도 부탁했어요.

헤르만과 캠 회장님은 더 많은 포로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뻐했어요. 곧 침례를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생겨났어요!

그리고 지금, 헤르만은 예배당에 모여 교회 모임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가족들을 보면서 평화를 느꼈어요. 처음에 몇몇 회원들은 헤르만과 가까이 있을 때 불안해했지만, 곧 모두가 헤르만을 신뢰하게 되었어요. 복음에 대해 더 배우고 싶어 하는 다른 포로들도 수용소 출입 허가를 받아 일요일에 헤르만과 함께 교회에 갔어요. 나중에 헤르만은 지부 주일학교 회장으로도 부름받았어요.

시간이 흘러 성탄절이 코앞으로 다가왔어요. 헤르만은 자신을 극진히 대해 준 회원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때,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얼마 뒤면 지부 성탄절 파티가 열릴 거예요. 헤르만은 나무토막을 더 모아서 조각하기 시작했어요. 하나둘 헤르만의 손을 거친 나무토막들은 작은 자동차와 코끼리, 비행기, 기차, 말 등이 되었지요.

마침내, 파티 날이 되었어요. 회원들은 모두 함께 음식을 먹고 성탄절 노래를 불렀어요. 헤르만과 수용소 친구들은 독일어로 성탄절 노래를 불렀어요.

그리고 헤르만은 큰 포대를 꺼내 왔어요. 그 안에는 나무 장난감이 40개나 들어 있었어요! 헤르만은 초등회 어린이들에게 장난감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어요. 모두가 평생 잊지 못할 성탄절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