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완벽한 트리
2020년 12월호


완벽한 트리

“구유에서 나신 예수 영광 중에 오시네”(『찬송가』, 121장)

완벽한 트리

“엄마, 이것 좀 보세요!” 조슈아가 성탄절 트리를 가리켰어요. 완벽한 초록색 솔잎을 달고 있는 그 트리는 늘씬하고 높다랬어요.

엄마는 발걸음을 멈추고 가격표를 보셨어요. 그러시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셨죠. “아니, 안 될 것 같아.”

조슈아는 한숨을 푹 쉬면서 발걸음을 옮겼어요. 시장은 성탄절 트리와 음식을 파는 가판대로 즐비했어요. 그리고 보체 드 노엘[bûche de Noël: 통나무 모양의 성탄절 케이크] 같은 맛있는 후식을 만들 재료와 성탄절 트리를 사려는 가족들로 북적거리고 있었지요. 엄마는 먹을 거리를 사기 위해 조슈아를 데리고 오셨지만, 조슈아는 성탄절 트리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크고 가늘게 뻗은 트리도 있고, 짧고 둥그스름한 트리도 있었어요. 조슈아랑 키가 똑같은 트리도 있었고요!

엄마는 올해는 가진 돈이 많이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아마도 트리를 사는 건 어려울 거예요. 조슈아는 조금 울적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도 조슈아는 엄마랑 시장에 갈 때마다 완벽한 성탄절 트리를 계속 찾아보았어요. 어쩌면, 아마도 어쩌면, 집에 가져갈 만한 트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조슈아는 엄마 손을 잡고 길게 진열된 트리의 다음 줄로 걸어갔어요. 조슈아는 숨이 턱 막혔어요. 완벽한 트리가 바로 거기에 있었거든요!

조슈아는 얼른 뛰어가서 트리에 손을 올렸어요. 그 트리는 진한 초록색을 자랑하는 색깔도 아니었고, 솔잎이 군데군데 빠져 있는 데다 크기도 그리 크지도 않았어요. 사실 나무가 너무 굽어 있어서 마치 지팡이를 짚은 할아버지 같은 모양이었죠.

“엄마, 완벽해요!” 조슈아가 말했어요. “이거 집에 가져가도 돼요? 네? 제발요.”

엄마는 가격표를 흘끗 보셨어요. “그래, 이건 그렇게 비싸지 않네. 우리 차에도 실을 수 있을 것 같고.”

조슈아는 뛸 듯이 기뻤어요. 조슈아는 외투 소매를 만지작거리며 놀면서 트리 값을 계산하는 엄마를 기다렸어요. 그런 다음에는 한 친절한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서 트리를 차에 실었어요. 집에 도착하자, 아빠와 의붓형인 매슈가 나와서 트리를 차에서 꺼내는 걸 도와주었어요. 아빠와 형은 트리를 집 안으로 들고 가서 거실 한쪽 구석에 세웠어요.

매슈가 말했어요. “먼저 전구를 둘러야 해.”

트리가 너무 굽어 있어서 전구 두르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매슈는 위쪽을, 조슈아는 아래쪽을 맡아 전구를 둘렀어요. 그다음에는 장식을 달았어요. 마지막으로, 조슈아가 아빠의 도움을 받아서 맨 위에 별을 끼웠어요.

아빠는 전구 불을 켜고 엄마를 팔로 감싸 안으셨어요. 조슈아는 트리를 보고 환하게 웃었어요. 트리 불빛이 방 전체를 비쳐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이 났어요. 조슈아는 트리 밑에 앉아서 색색이 빛나는 장식들을 올려다보았어요. 트리는 이제 휘어 보이지도, 슬퍼 보이지도 않았어요. 아름답고 완벽한 성탄절 트리였어요!

“완벽한 예수님 트리예요.” 조슈아가 말했어요.

“그게 무슨 말이니?” 엄마가 물으셨어요.

“우리 트리는 예수님 같아요.” 조슈아는 이렇게 대답했어요. “예수님은 초라하고 지저분한 구유에서 태어나셨잖아요. 우리 트리도 시장에서는 초라하고 슬펐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름답고 웅장해요. 마치 예수님이 아름다운 왕이 되신 것처럼요.”

그러자 아빠가 말씀하셨어요. “우리의 완벽한 예수님 트리라니, 정말 마음에 드는구나.”

조슈아는 활짝 웃었어요. 올해는 분명 아주 특별한 성탄절이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