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뭐라도 도울 일이 있나요?
나는 거실에 앉아 울고 있었다. 며칠 전 나는 유산을 했고, 아기를 잃었다는 생각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었다. 너무 많은 것들이 이 비극적인 일을 계속 떠올리게 했다. 특히 옷장에 가득 차 있는 임부복을 볼 때면 더욱 그랬다.
내 방에 들어갈 때마다 그 옷들은 옷걸이에 걸린 채 나를 노려보고 있는 듯했다. 대부분은 한 번도 입지 않은 새것이어서, 내가 더는 임산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 옷들을 치우고 싶었지만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아서 잠시도 서 있기가 힘들었다.
갑자기 누군가 우리 집 문을 두드렸다. 문을 열어보니 나의 방문교사가 현관 앞에 서 있었다. 그 방문 교사는 의사가 나와 내 남편에게 유산을 확인해 주었을 때 우리 아이들을 돌보아 준 자매였다.
“제가 뭐라도 도울 일이 있나요?” 그녀가 물었다.
“네.” 내가 대답했다. “제 임부복을 치우는 것 좀 도와주시면 좋겠어요.”
나는 그 자매님을 침실로 안내해 주었고, 그녀는 서랍장을 비우고 옷걸이에서 옷을 빼 주었다. 자매님이 그 옷들을 조심스럽게 개어서 상자에 담는 동안, 나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자매님이 상자에 테이프를 붙이고, 더는 내 눈에 띄지 않게 그 옷들을 아래층으로 가지고 내려가자,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그러고 난 후 자매님은 부엌으로 가서 식기세척기를 돌리고, 부엌 선반을 닦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등 내가 아직 하지 못하던 일을 해 주셨다. 자매님이 떠난 뒤, 우리 집이 깨끗해졌고, 더는 내 옷들이 보이지 않았으며, 내 마음도 그전처럼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사도 요한은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쫓나니”(요한일서 4:18)라고 가르쳤다. 우리가 구주의 사랑을 나누려고 손을 내밀 때, 그분은 우리에게 용기를 주신다. 내 방문 교사는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영이 나를 방문하라고 속삭였을 때 즉시 올 수 있었다.
우리는 그 힘든 시기를 지나는 동안 여러 가지 사랑의 표현을 받았다. 꽃과, 카드와, 컵케잌, 그리고 아이 돌봐주기 등의 도움을 받았고, 우리는 그 모든 것에 무척 감사했다. 하지만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내 방문 교사가 내가 얼마나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했는지도 알지 못한 채 우리 집 문을 두드리고는, “제가 뭐라도 도울 일이 있나요?”라고 물어봐 주었을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