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애나에게 내민 손길
2018년 3월호


애나에게 내민 손길

마거릿 에스 리퍼스

미국, 유타주

이미지
구겨진 쪽지

사진: Getty Images

몇 년 전에 초등회에서 여섯 살 난 아이들을 가르칠 때의 일이다. 내가 가르치는 반에 애나라는 아이가 있었다. 나는 그 가족을 잘 알았는데, 부모님이 별거 중이어서 당시 애나는 아버지와 살고 있었다. 그들은 교회에 잘 나오지 않았다.

나는 그 집에 들러서 애나와 아버지를 만났다. 그리고 초등회에 오도록 애나를 초대했다. 애나는 관심이 있어 보였지만 교회에는 한 번도 오지 않았다. 나는 몇 주 동안 일요일 아침마다 애나를 초등회에 초대하기 위해 그 집에 전화를 걸었다.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지만, 나는 애나를 초등회에서 보면 정말 좋겠다는 음성 메시지를 항상 남겼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아침, 애나가 드디어 초등회에 왔다. 애나의 아버지는 애나가 제일 좋은 안식일 옷을 입고 초등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교회까지 직접 딸을 데려다주었다. 애나를 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나는 애나를 환영하고 반 친구들에게 소개도 해 주었다.

우리는 공과를 하고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색칠하기 활동으로 시간을 마쳤다. 아이들이 교실을 나갈 때, 애나는 구겨진 종이 뭉치를 내 손에 떨어뜨렸다. 처음에는 그게 쓰레기인 줄만 알았다. 그래서 휴지통에 버리려는데, 그 종이를 열어 봐야 한다는 영의 속삭임이 느껴졌다. 그 종이는 애나가 내게 쓴 쪽지였다. 종이에는 여섯 살 아이의 필체로 “사랑해요”라고 적혀 있었다.

애나는 나를 사랑할 정도로 나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다. 나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초등회에 오라고 전화기에 남겼던 음성 메시지뿐이었다. 그러나 내가 자신에게 내민 그 작은 노력에 애나는 누군가가 자신을 아끼고 구주의 사랑을 느끼도록 도와주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 후로 애나는 가끔 초등회에 나왔고, 애나의 아버지도 한 번씩 교회 모임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가족의 상황이 다시 바뀌면서, 그 이후로는 그들을 자주 볼 수 없었다.

나는 수년 동안 애나 생각을 해 왔다. 애나가 초등회에서 지냈던 시간을 기억하기를 온 마음을 다해 바란다. 애나가 그때 배웠던 것을 얼마나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애나가 주님의 사랑과 영에서 오는 위안과 한 교사의 사랑을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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