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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 안에서의 기쁨
2023년 8월 25일(금)부터 8월 27일(일)까지 천안 상록 리조트에서 전국청년대회가 열립니다. 이 대회를 위해 기도하고 준비하는 수많은 청년들과 그들의 지도자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들은 한국 교회의 현재이자 미래입니다. 이번 대회 주제 성구는 앨마서 31장 38절(또한 그들에게 힘을 주사, 그들이 겪는 여하한 고난도 다 그리스도의 기쁨 안에 삼키우게 하셨더라)입니다. 이 성구를 읽으면서 “기쁨”, “고난”, “그리스도”라는 단어가 제 마음에 크게 와닿았습니다.
“기쁨”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우리가 바라는 대로 일이 이루어지고 걱정이 없어 편안한 마음의 상태를 기쁨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푹신한 의자에서 멋진 풍경을 보며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는 즐거운 육신의 상태를 기쁨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기쁨을 느끼는 순간은 참 소중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 안에서의 기쁨이 언제나 이처럼 안락하고 달콤한 기쁨의 모습을 띠지만은 않습니다. 오히려 경전은 그리스도 안에서의 기쁨이 고난을 동반할 수 있음을 가르칩니다. 부활의 기쁨을 위해서는 필시 사망해야 하듯이 말입니다.
기쁨에 관한 가장 유명한 성구 중 하나인 니파이후서 2장 25절은 “아담이 타락한 것은 사람이 존재하게 하려 함이요, 사람이 존재함은 기쁨을 갖기 위함이니라.”라고 가르칩니다. 사람의 존재 이유가 기쁨이라는 이 가르침은 기쁨을 향한 희망찬 격려의 메시지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적극적으로 기쁨을 추구하라는 계명이기도 합니다. 흥미롭게도 기쁨을 갖기 위한 사람의 존재는 아담의 타락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아담의 타락은 결코 안락하고 달콤한 기쁨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담의 타락으로 “얼굴에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먹”게 되고, “임신하는 고통을 크게 더”하여 “수고하고 자식을 낳”게 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창세기 3:17~19). 우리 삶이 땀과 수고와 고통으로 점철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경전 구절은 그러한 삶의 존재가 그리스도 안에서의 기쁨을 향한 것임을 가르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기쁨과 고난은 동전의 양면과 비슷합니다. 앨마 2세는 자신이 거의 동시에 느꼈던 “격심하고 쓰디쓴 고통”과 “훌륭하고 감미로운 기쁨”에 대해 간증하였습니다.(앨마서 36:21) 시편의 저자는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라”라고 노래하였습니다.(시편 126:5) 주님께서는 조셉 스미스에게 그가 겪는 모든 시련이 “네게 경험이 되고 네 유익이 될 줄 알라”라고 위로하셨습니다.(교리와 성약 122:7) “모든 것에 반대되는 것이 있음이 꼭 필요”(니파이후서 2:21)합니다. 그래서 기쁨과 고난은 거창한 것이든 소소한 것이든 단짝을 이루기 마련입니다. 이들의 진정한 동반 관계는 “그리스도” 안에서 비로소 완성됩니다. 고난은 그리스도의 기쁨 안에 삼켜져 마침내 기쁨의 화학적인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있는다고 하여 고난이 기쁨으로 자동 변환되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능력 안에 놓여 있는 모든 일을 행하”고 “최대한의 확신”을 가진 후에야 비로소 “가만히 서서 하나님의 구원”을 기다릴 자격이 있습니다.(교리와 성약 123:7) 우리는 삶에서 겪는 어려움을 신앙의 눈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치 의사의 손길이 당장은 고통스러워도 결국은 우리를 온전하게 해 준다는 것을 이해하듯 말입니다. 우리는 삶의 시련을 통해 ‘성장’할 수 있습니다. 마치 근육이 성장통을 겪어야 커지듯이 말입니다. 우리는 고난에 용기있게 ‘도전’할 수 있습니다. 마치 모세의 백성들이 약속의 땅을 맘에 그리며 홍해로 용감하게 걸어들어가듯 말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이해와 성장과 도전의 여정에서 우리의 친구들과 ‘연대’할 수 있습니다. 마치 하이럼 스미스와 조셉 스미스가 형제로서 고난, 아니 영광스러운 순교의 길에 끝까지 함께 하였듯이 말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기쁨은 힘들지만 추구할 가치가 있는 목표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기쁨은, 비유하자면, 초콜렛 같은 달콤하고 자극적인 기쁨이라기보다는 꽁보리밥처럼 은은하고 오래가는 기쁨입니다. 편안하게 늦잠을 자면서 느끼는 기쁨이라기보다는 땀을 흘리며 운동하면서 느끼는 기쁨입니다. 갑자기 복권에 당첨되는 기쁨이라기보다는 절약하며 적금을 늘려 가는 기쁨입니다. 아무쪼록 우리 모두가 겸허하게 그리스도 안에서의 기쁨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모두가 이해하고 성장하며 도전하고 연대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개개인은 허물이 많지만 그리스도 안에서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습니다.(마가복음 7:23)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말씀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