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기금으로 모은 돈을 포기하다
스물한 번째 생일을 앞두고 교회에 들어온 나는 선교사로 봉사하고 싶은 바람은 컸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아버지가 우리를 떠나신 뒤 나는 어머니와 세 남동생을 부양하고 있었다. 버는 돈은 대부분 생활비로 들어갔다. 당시에는 선교 사업을 나가려면 적어도 500파운드(약 77만 원)가 필요했다. 2년 동안 저축을 했지만 내 수중에는 250파운드뿐이었다.
금전적인 문제가 꼬리를 물고 일어나던 중, 남동생이 사고를 내서 240파운드의 벌금을 내야 하게 되었다. 가족들은 내가 가진 돈의 거의 전부에 해당하는 돈을 동생에게 빌려 주라고 부탁했다. 동생은 여력이 되면 갚겠다고 약속했지만, 내게는 선교 사업과 동생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 같았다. 고민 끝에 나는 감독님께 조언을 구했다. 감독님은 동생을 돕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 나는 감독님의 조언대로 벌금을 냈다. 물론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간절히 선교사가 되고 싶었다.
돈을 다시 모으려면 몇 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하던 터에 나는 겸손하게 기도하면서 장래에 관한 느낌을 받았다. 영은 동생이 돈을 갚으리라고는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함께 내가 내년에 선교 사업을 나가게 되리라는 것을 말해 주었다. 게다가 동생에게 준 돈을 모으는 데는 2년이 걸렸는데, 주님은 연말이면 그 두 배의 돈이 생길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의아했지만 그렇게 시간이 갔고, 다음 10주 동안 매주 기적이 일어났다. 먼저, 내가 선교사 기금을 써 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와드의 한 청년 독신 성인이 선교사 비용으로 쓰라며 나에게 100파운드를 주었다. 그다음 주에는 다른 독신 성인이 똑같은 이유로 100파운드를 주었다. 나는 겸손해졌고 내게 주어진 느낌을 믿지 않았던 일을 회개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 내가 일하던 곳의 사장님이 직원들에게 명예퇴직(자발적으로 퇴직하는 고용인에게 경제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을 권고하셨다. 나도 퇴직을 자원하긴 했지만 회사에서 나를 훈련하느라 워낙 큰돈을 들였기 때문에 사표가 수리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관리자는 명예퇴직을 원하는 이유를 물었고, 나는 선교 사업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임금을 인상하여 여러 주 분을 소급해 주었고 사표도 수리해 주었으며, 명예퇴직 수당에 상여금까지 얹어 주었다.
그런 뒤 임시로 일할 곳이 생겼는데, 그 자리는 2주 후에 정규직으로 전환이 되었다. 주말에 초과근무를 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매주 토요일에 근무를 더 하기로 했다. 얼마 후 선교사 신청서를 제출한 나는 영국 런던 브리스틀 선교부에서 봉사하도록 부름받았다. 그때까지 일 년이 채 안 되어 모인 돈은 모두 2,500파운드였다. 글자 그대로 내가 준 금액의 10배를 받은 것이었다. 누가복음 6장 38절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도 헤아림을 도로 받을 것이니라.”
내가 신앙을 행사하여 감독님의 권고에 순종했기에 축복을 받았다는 것을 나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