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이 가장 아끼는 장난감들
“주님께 바칠 것 어디든지 있으리.”(『어린이 노래책』, 236쪽)
부모님이 이제 온 가족이 콜롬비아의 다른 도시로 이사를 할 거라는 이야기를 하셨을 때, 마르틴은 서글픈 마음이 들었어요. 마르틴은 친구들과 이 집을, 그리고 자신이 자란 곳을 떠나고 싶지 않았어요. 이제 마르틴은 시원한 산 공기 대신 일 년 내내 덥고 습한 공기가 불어오는 바닷가 근처에서 살게 되었어요. 뜨거운 수프가 아닌 차가운 음료를 마시고, 외투가 아닌 짧은 옷을 입어야 할 테지요. 그뿐 아니라 마르틴은 새로운 학교, 새로운 와드, 새로운 초등회 반에도 가야 했어요. 모든 게 다 엄청 무시무시하게 느껴졌어요.
어느 날, 엄마와 아빠는 마르틴에게 이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으셨어요.
“전 이사 가는 게 싫어요.” 마르틴이 말했어요. “모든 게 달라질 거잖아요. 전 그러고 싶지 않아요.”
“이사가 힘든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건 아빠도 잘 알아.” 아빠가 말씀하셨어요. “많은 게 변하겠지만, 그렇다고 모두 그런 것은 아니야. 이사를 해도 변함없이 네 곁엔 엄마 아빠가 있을 거니까!”
“그건 맞아요.” 마르틴이 대답했어요.
“그리고 네 물건도 다 그대로 가져갈 수 있잖아.” 엄마가 말씀하셨어요.
마르틴은 잠시 생각을 해 보았어요. 마르틴은 자신의 옷과 신발, 그리고 이 정든 집에서 손에 익은 다른 물건들도 가져갈 수 있었어요. 특히 장난감들! 가장 아끼는 장난감들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르틴은 기분이 좋아졌어요. 이사하는 날, 마르틴은 각별히 신경을 써서 장난감을 챙겼어요.
시간이 지나고, 마르틴은 새로운 집과 새로운 도시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어요. 이사가 생각보다 힘들거나 무서운 일이 아니라서 마르틴으로서는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었죠.
그러던 어느 일요일, 가족과 함께 교회로 간 마르틴은 전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많은 사람이 교회에 참석한 것을 보게 되었어요. 초등회도 처음 보는 아이들로 가득했어요. 마르틴은 그 사람들이 다 어디에서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와드 회원들이 음식과 옷, 신발을 기부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마르틴의 귀에 들렸어요. 교회 모임이 끝난 후, 마르틴은 엄마에게 새로운 사람들에 대해 여쭈어 보았어요.
“그 사람들은 자기 나라를 떠나 왔어.” 엄마가 말씀하셨어요. “모든 걸 고국에 남겨 두고 와서 지금은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하더구나.”
“그래서 모두들 그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 하는 거예요?” 마르틴이 물었어요.
“맞아. 예수님은 우리에게 궁핍한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가르치셨잖아. 그러니 우리도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서 우리가 가진 걸 그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겠지.”
마르틴은 그렇게 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많은 초등회 아이가 딱 자기 배낭에 들어갈 물건만 가지고 있대. 장난감은 모두 두고 온 거지. 혹시 네가 가지고 있는 장난감을 좀 나눠 주면 어떨까?”
“안 돼요! 그건 제 거잖아요!” 마르틴은 그렇게 말한 뒤, 곧장 돌아서서 자기 방으로 달려갔어요.
마르틴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자기 방을 둘러보았어요. 마르틴은 자신의 장난감을 나눠 주고 싶지 않았어요. 그건 예전에 살던 집에서 힘들게 가져온 것이니까요!
마르틴은 장난감 정리함을 열어서 안을 들여다보았어요. 장난감 트럭, 요요, 트롬포(팽이), 가장 좋아하는 구슬들을 담아 놓은 자루, 그 외에도 애지중지하는 많은 장난감이 보였어요. 모두 정말 좋아하는 것들이라서 어느 것 하나도 남에게 줄 수 없었어요!
그러다 마르틴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내가 우리 집과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들을 남겨두고 떠나왔다면 어땠을까?’
잠시 후, 마르틴은 두 팔 가득 장난감을 끌어안고 엄마에게 갔어요. 낡은 장난감이 아니라 늘 가지고 노는 장난감들을 말이에요.
엄마는 깜짝 놀라셨어요. “그렇게 아끼는 장난감들을 줄 필요는 없어.”
마르틴은 바닥에 장난감들을 내려놓았어요. “다른 아이들도 아끼는 장난감들이 있었을 거예요.” 마르틴은 이렇게 말했어요. “그 아이들이 제 장난감을 가져가서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면 좋겠어요.”
엄마는 마르틴을 꼭 안아 주셨어요. “정말 자랑스럽다.”
마르틴은 마음속이 따스해지는 걸 느꼈어요. 마르틴은 무언가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일은 예수님께서 하셨던 일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그리고 그 일은 마르틴에게 행복을 안겨 주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