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잠잠하라 고요하라
2020년 11월


11:0

잠잠하라 고요하라

구주께서는 우리 주위에 거센 바람이 몰아치고 세찬 파도가 우리의 소망을 가라앉히려 위협할 때에도 화평과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십니다.

자녀들이 어렸을 때, 저희 가족은 한 아름다운 호수에서 며칠 시간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하루는 오후에 자녀 몇이 구명조끼를 입고 배 갑판에서 물속으로 뛰어들며 놀고 있었습니다. 막내딸은 망설이며 조심스럽게 언니 오빠들을 지켜보고 있다가 있는 힘껏 용기를 내어 한 손으로 코를 잡고 물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물 밖으로 튀어나와 겁에 질린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습니다.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자, 제 딸은 위험한 상황에 있지 않았습니다. 구명조끼가 제 역할을 해 준 덕분에 안전하게 떠 있었으니까요. 저희가 손을 뻗어서 크게 힘들이지 않고 딸을 다시 갑판으로 끌어 올려 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딸의 입장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아마 물이 차가워서였거나 처음 경험해 보는 것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어찌 됐든, 딸은 갑판으로 다시 올라왔고 우리는 딸을 마른 수건으로 감싸 안고 그런 용기를 낸 것에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나이가 많든 적든,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삶에서 곤경에 처했을 때 다급하게 “도와주세요!” “구해 주세요!” “제발 제 기도를 들어 주세요”와 같은 말들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은 예수님이 지상에서 성역을 베푸시는 동안 그분의 제자들에게도 일어났습니다. 마가복음에는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예수께서 다시 바닷가에서 가르치시니 큰 무리가 모여들거늘”1 큰 무리가 모여들자 예수님은 “배에 올라 앉으시고”2 갑판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바닷가에 앉은 사람들에게 하루 종일 비유로써 가르치셨습니다.

“그 날 저물 때에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우리가 저편으로 건너가자 하시니 그들이 무리를 떠[났느니라]”3 그들은 바닷가를 떠나 갈릴리 바다를 건너는 여정을 떠났습니다. 예수님은 배의 뒤편에서 누울 자리를 찾으시고는 금세 잠드셨습니다. 곧 “큰 광풍이 일어나며 물결이 배에 부딪쳐 들어와 배에 [물이 거의] 가득하게 되었더라.”4

예수님의 제자들 중 여럿이 경험이 많은 어부였기 때문에 태풍 속에서 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신뢰받는, 참으로 사랑받는 제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업과 개인의 이익과 가족들을 두고 예수님을 따랐던 자들이었습니다. 그분을 따라 배에 함께 탔다는 것으로 보아 그들에게 예수님을 믿는 신앙이 있었음은 명백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배가 폭풍우 가운데 있었고 거의 가라앉기 직전이 되었던 것입니다.

폭풍우에 배가 가라앉는 것을 막으려고 제자들이 얼마나 오래 애썼는지는 모르지만, 그들은 겁에 질린 목소리로 예수님을 깨우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이여 우리가 죽게 된 것을 돌보지 아니하시나이까”5

“주여 구원하소서 우리가 죽겠나이다.”6

그들은 그분을 “선생님이여” 다른 말로 하면 “주여”라고 불렀으며 그것이 바로 그분의 존재입니다. 그분은 또한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 하늘과 땅의 아버지, 태초로부터 만물의 창조자”이십니다.7

잠잠하라 고요하라

예수께서 배의 계신 곳에서 잠을 깨사 바람을 꾸짖으시며 성난 바다더러 이르시되 “잠잠하라 고요하라 하시니 바람이 [참으로] 그치고 아주 잔잔하여지더라”8 언제나 훌륭한 교사이셨던 예수께서는 그런 후에 제자들에게 간단하지만 사랑이 담긴 두 가지 질문을 던지심으로써 그들에게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어찌하여 이렇게 무서워하느냐?”9

“너희 믿음이 어디 있느냐”10

우리는 시련이나 어려움, 고난 중에 있을 때 “선생님이여, 우리가 죽게 된 것을 돌보지 아니하시나이까 도와주소서.”라고 울부짖고자 하는 마음이 듭니다. 이는 필멸의 존재로서 우리가 지니는 성향 또는 필멸의 존재로서 받게 되는 유혹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조셉 스미스 또한 끔찍한 감옥에서 다음과 같이 절규했습니다. “오, 하나님이시여, 당신은 어디 계시나이까? 또 당신께서 숨으신 곳을 가리는 장막은 어디 있나이까?”11

세상의 구주께서는 필멸의 존재로서의 우리의 한계를 이해하시기에, 우리 주위에 거센 바람이 몰아치고 세찬 파도가 우리의 소망을 가라앉히려 위협할 때에도 화평과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십니다.

어린아이와 같은 신앙, 참으로 아주 작은 신앙을 지닌 것으로 드러난 자들에게12 예수께서는 다음과 같은 권유를 주셨습니다. “내게로 오라.”13 “나의 이름을 믿[으라].”14 “내게서 배우고 내 말에 귀를 기울이라.”15 그분은 부드럽게 다음과 같이 명하셨습니다. “회개하고 내 이름으로 침례[를] 받[으라]”16, “…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 서로 사랑하라”17, “항상 나를 기억”하라.18 예수께서는 우리를 안심시키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것을 너희에게 이르는 것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19

예수님의 제자들은 폭풍우에 흔들리는 배에서 갑판에 부딪히는 파도를 보며 물을 빼느라 바삐 움직일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돛을 조절해서 작은 배를 조금이나마 통제해 보려고 애썼을 모습도 그려집니다. 그 순간 그들의 온 정신은 생존하는 데 있었고, 급하고도 간절하게 도움을 간청했습니다.

오늘날 우리 중 많은 사람들도 그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그리고 우리의 국가, 지역 사회, 가정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예기치 못한 시련들로 우리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혼란 속에서, 우리는 신앙이 인내심과 이해력의 한계까지 시험받는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두려움의 파도는 우리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려, 우리가 하나님의 선하심을 잊고, 멀리 보지 못하며 초점을 잃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여정 가운데 이러한 험난한 순간에도 우리의 신앙은 시험받을 뿐 아니라 강해질 수 있습니다.

상황에 관계없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을 세우고 키우기 위해 의도를 가지고 노력을 기울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이며 그분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기억할 때, 우리의 신앙은 강화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소망과 부지런함으로 시험하여 보고,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최선을 다해 따르려 노력할 때 우리의 신앙이 자랍니다. 의심하기보다는 믿기를, 비판하기보다는 용서하기를, 반항하기보다는 회개하기를 선택할 때 우리의 신앙은 커집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거룩하신 메시야의 공덕과 자비와 은혜에 의지할 때 우리의 신앙은 정결케 됩니다.20

닐 에이 맥스웰 장로님은 “신앙은 완전한 지식은 아니지만 완전한 지식을 지니신 하나님에 대한 깊은 신뢰를 가져다줍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21 혼란의 시기에도,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은 굳건한 결심과 회복력을 줍니다. 이는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중요치 않은 일들을 걸러 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성약의 길을 따라 계속해서 나아가도록 우리를 북돋아 줍니다. 신앙으로 우리가 낙담할 때라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어깨를 펴고 결연하게 앞으로 다가올 날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신앙으로 우리는 아버지께 그분의 아들의 이름으로 기도하면서 구원과 위안을 간구할 수 있습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드리는 간청에 대한 응답이 주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지치지 않는 신앙을 통해 인내심과 겸손한 마음으로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라고 경건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22

러셀 엠 넬슨 회장님은 이렇게 가르치셨습니다.

“두려움이 신앙을 밀어내게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신앙을 강화하여 그러한 두려움에 맞설 수 있습니다.

자녀에게서부터 시작하십시오. … 여러분에게 힘겨운 시련이 닥칠지라도 자녀가 여러분의 신앙을 느끼도록 해 주십시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와 그분의 사랑하는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께 신앙을 집중시키십시오. … 이 소중한 아들딸들에게 그들이 하나님의 자녀이며,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고, 신성한 목적과 잠재력이 있음을 가르치십시오. 모든 사람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신앙을 발전시키기 위해 태어났습니다.”23

저는 최근에 네 살배기 아이 둘이 “예수 그리스도는 너를 어떻게 도와주시니?”라는 질문에 답하며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그들의 신앙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한 아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예수님이 날 사랑하시는 걸 알아요. 왜냐면 날 위해 돌아가셨으니까요. 예수님은 어른들도 사랑하세요.” 다른 아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수님은 내가 슬프거나 짜증 날 때 도와주세요. 내가 힘든 일이 있을 때도 도와주세요.”

예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회개하고 어린아이와 같이 되어 내게로 오는 그는 내가 영접하리니, 이는 하나님의 나라가 그러한 자의 것임이라.”24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25

최근에 넬슨 회장님께서는 “참으로 구주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순종하겠다는 의도를 가지며,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결심을 다시 한번 새롭게” 할 때, “두려움은 줄어들고 신앙이 커질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26

폭풍우를 잠재우시는 예수님

자매 형제 여러분,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은 우리의 영원한 종착역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의 회원으로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받들겠다고 성약을 맺었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분의 구속의 권능에 대한 신앙과 그분의 위대하고도 귀중한 약속에 대한 소망이 있습니다. 우리의 주님이자 구주께서는 우리의 어려움과 염려와 슬픔을 잘 알고 계시기에 우리에게는 기뻐할 이유가 많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살아계셨을 당시 제자들과 함께하셨듯, 우리의 배에도 함께하고 계십니다. 그분은 우리가 멸망하지 않도록 당신의 목숨을 버리셨음을 간증합니다. 그분을 신뢰하고, 그분의 계명을 지키고, 신앙으로 그분께서 “고요하라 잠잠하라”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27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하고 거룩한 이름으로 말씀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