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주님을 기다리며
2020년 11월


14:18

주님을 기다리며

신앙이란 그분의 팔이 우리를 위해 나타나는 것을 보게 되기까지 비록 얼마간의 고난이 있더라도, 좋을 때나 힘들 때나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 사랑하는 선지자 러셀 엠 넬슨 회장님의 폐회 말씀을 우리 모두가, 누구보다도 제가, 간절히 고대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훌륭한 연차 대회였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4월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도 코로나19로 인해 평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 전염병에 너무도 지친 나머지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우리 형제들 중 몇 분은 이미 그렇게 머리카락이 빠져 버렸지요.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은 분들을 위해 계속 기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분을 위해 기도합니다. 이 상황이 너무 오래가고 있다는 것에 다들 공감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닥친 어려움에서 벗어나려면 얼마나 오래 기다려야 할까요? 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도움의 손길이 더디기만 한 것 같은 상황에서 개인적인 시련을 견디는 것은 어떻습니까? 너무 버거워서 더는 버티기 힘들 것 같은데, 왜 아직 도움이 오지 않는 걸까요?

그런 질문을 하면서도 마음을 기울여 듣고자 한다면, 우리는 그 지역에서 최악의 한파 중 하나로 기록된 어느 겨울, 축축하고 어두운 감방에서 울리는 누군가의 부르짖음을 들을 수 있습니다.

리버티 감옥 깊숙한 곳에서 이런 음성이 들립니다. “오 하나님이시여, 당신은 어디 계시나이까? 또 당신께서 숨으신 곳을 가리는 장막은 어디 있나이까? 어느 때까지 당신의 손이 멈추어 계시[겠나이까?]”1 오 주님, 얼마나, 정말 얼마나 기다려야 합니까?

슬픔이 우리를 짓누르고 마음의 고통이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될 때,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우리가 처음도 마지막도 아닙니다. 지금 저는 전염병이나 감옥이 아니라, 이런 어려움을 수없이 많이 겪고 있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 또 여러분의 이웃에 관해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오늘 제 메시지는 결혼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했거나, 자신의 결혼 관계가 조금 더 해의 왕국을 닮기를 바라는 많은 분의 간절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치료 불가능할지도 모를 심각한 건강 문제에 원치 않게 직면하신 분들이나, 치료제가 없는 유전적 결함과 평생 싸워야 하는 분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정서 및 정신 건강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많은 영혼과, 그들을 사랑하고 함께 고통받는 이들의 마음을 짓누르는 힘겹고 끝없는 싸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또한 구주께서 절대 잊지 말라고 당부하신 가난한 이들, 그리고 나이와 관계없이 부모의 기도와는 다른 길을 선택한 자녀가 어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여러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우리가 개인적으로 기다리고 있을 만한 것들을 이렇게 길게 나열하는 동안에도, 우리가 공동으로 직면한 경제적 및 정치적, 사회적 염려는 아직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개인적인 염려는 물론이고 고통스러운 공공 문제 역시 우리가 다루기를 분명히 바라시지만, 살다 보면 소소한 개인적인 문제에서든 전 세계적인 큰 문제에서든, 최선의 영적 노력과 간절하고도 진심 어린 기도로도 우리가 염원하던 승리를 끝내 얻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이제 이런 기도에 대한 응답을 듣기까지 우리가 함께 노력하고 기다리는 동안, 사도로서 여러분께 약속드리건대, 여러분의 기도는 상달되었으며, 우리가 바라는 때에 기대했던 방법으로는 아닐지라도 그 기도는 응답될 것입니다. 모든 것을 아시며 영원한 연민을 지니신 부모가 취할 만한 방식으로, 그분이 염두에 두셨던 때에, 우리의 기도는 항상 응답됩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졸지도 아니하고 주무시지도 아니 하시는2 하나님은 신성한 존재로서 해야 하는 다른 어떤 일보다도 먼저 당신 자녀들의 행복과 궁극적인 영생을 돌보신다는 것을 부디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영광스럽고 순수한 사랑 그 자체이시며, 자비로우신 아버지가 바로 그분의 이름입니다.

어떤 분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게 정말이라면 우리 앞을 가로막은 홍해를 하나님이 사랑과 자비의 팔로 가르시고, 우리가 마른 땅을 밟고 어려움을 뚫고 나갈 수 있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21세기판 갈매기들이 어디선가 날아오게 해서 성가신 21세기판 메뚜기 떼를 모두 먹어 치워야 하지 않을까요?”

그에 대한 답변은 이렇습니다. “물론 하나님은 즉시 기적을 행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머잖아 우리의 필멸의 여정에서 때와 절기는 오직 하나님께서 그분의 뜻대로 지휘하신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일정표를 우리 개개인에게 개별적으로 적용하십니다. 베데스다 못에서 치유받기를 기다리던 병약한 남성처럼 즉시 치유받는 사람도 있지만,3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를 기다리며 40년을 광야에서 보낼 사람도 있습니다.4 니파이와 리하이처럼 신앙 덕분에 자신을 둘러싼 화염으로부터 보호받은 이들이 있는 반면,5 아빈아다이처럼 자신의 신앙 때문에 화형당했던 이도 있습니다.6 또한 바알의 제사들을 대적하여 증거하기 위해 하늘에서 즉시 불을 불러온 바로 그 엘리야가7 여러 해 동안 비가 오지 않아 까마귀 발톱으로 전달되는 빈약한 것들로 한동안 연명하며 견뎌야만 했던 엘리야와 동일 인물임을 우리는 기억합니다.8 제 생각에 그것들은 맛있는 식사라고 할 만한 것이 전혀 아니었을 것입니다.

제 요점은 바로 신앙이란 그분의 팔이 우리를 위해 나타나는 것을 보게 되기까지9 비록 얼마간의 고난이 있더라도, 좋을 때나 힘들 때나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인생에서 최선의 것은 모든 고통을 피하는 것이며, 아무도 어떤 것에 대해 괴로워하지 않는 것이라 믿게 된 이 현대 사회에서는 그런 신앙을 갖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10 그러나 그런 믿음은 절대 우리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도록 이끌어 주지 못할 것입니다.11

닐 에이 맥스웰 장로님의 말씀을 제가 감히 조금 고치고 확장하여 인용하는 것에 사과드리면서, 그분이 하셨던 이 말씀을 여러분께 전하고 싶습니다. “신앙이 충만하고 스트레스 없는 인생이란 없습니다.” “세상을 천진난만하게 조용히 살아가면서” 느긋하게 레몬 차 한 잔을 홀짝이며 이렇게 말할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주님, 당신의 가장 훌륭한 미덕을 모두 제게 주시고, 슬픔이나 비애, 고통이나 반대는 제게 주지 마시옵소서. 부디 아무도 저를 싫어하거나 배신하지 않게 해 주시고, 무엇보다도 제가 당신에게서 또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버림받는 느낌을 느끼지 않게 하시옵소서. 사실 주님, 당신께서 신성하게 되는 과정에서 겪으셨던 모든 경험을 제가 겪지 않도록 신경 써 주시옵소서. 그리고 다른 모든 이들의 험난한 고행길이 끝나면, 제가 당신께 나아와 당신과 함께 거하게 하시고, 그곳에서 제가 안락한 기독교 신앙의 구름 위를 유유히 떠다니며, 제 능력과 성품이 당신과 얼마나 비슷한지 자랑하게 하시옵소서.”12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기독교 신앙은 위안을 주지만, 보통은 안락하지는 않습니다. 거룩함과 행복으로 가는 길은 지금이나 앞으로도 긴 여정이며, 때로는 바위투성이입니다. 걸으려면 시간이 걸리고 각오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당연히 그에 따르는 보상은 어마어마합니다. 몰몬경의 앨마서 32장은 이런 진리를 분명하고 설득력 있게 가르쳐 줍니다. 거기서 이 훌륭한 대제사는 만일 하나님의 말씀을 작은 씨앗을 심듯이 우리의 마음에 심는다면, 또 만일 우리가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양분을 주고, 격려하며 충분히 돌본다면, 그 씨앗은 훗날 “지극히 귀하고, 감미로운 모든 것 위에 뛰어나게 감미로”운 열매를 맺을 것이며, 그 열매를 먹으면 더는 목마르지도 주리지도 않는 상태에 이를 것이라 가르칩니다.13

이 훌륭한 32장에는 많은 가르침이 있지만, 씨앗에 양분을 주어야 하며, 씨앗이 성장하기까지 기다려야 하고, “신앙의 눈으로 그 열매를 고대”한다는 자명한 원리가 그 모든 가르침의 핵심입니다.14 앨마는 우리가 수확할 날이 “머지않아”15 올 것이라 말합니다. 앨마가 그의 놀라운 말씀을 마무리하면서, 청중에게 마음속에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부지런함인내로써 가꾸며, “나무가 너희에게 열매 맺기를” “오래 참음”으로 “기다”리라고 세 번이나 반복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닙니다.16

코로나바이러스와 암, 의심과 낙담, 경제적 어려움과 가족의 시련 등, 이런 짐들을 언제쯤이면 내려놓게 될까요? 답은 “머지않아”입니다.17 그 기간이 짧을지 또는 길 것인지는 항상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굳건히 붙잡고 있는 이들은 하나님의 은혜로 축복을 받을 것입니다. 이런 축복은 오래전 예루살렘에 있는 아주 은밀한 동산에서, 또 아주 공개된 언덕 위에서 약속되었습니다.

이제 대회를 끝내기에 앞서 사랑하는 선지자의 말씀을 들으면서, 러셀 넬슨 회장님이 온 생애를 통해 보여 주신 것처럼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라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18 슬픔에서 벗어나고 또 비애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바라는 모든 분들에게 머지않아, 조만간 이 축복이 오기를 간구합니다. 저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간증하며, 우리가 삶에서 직면하는 모든 문제에 해답을 주는 그분의 영광스러운 복음의 회복에 관해 간증드립니다. 우리를 구원하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씀드립니다. 아멘.